본 블로그의 어느 글에서도 쓴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금융, 대출관련 정보를 끄적이는 이유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사실이 있을 수도 있어 당시엔 올바른 정보였지만 이젠 더 이상 아니거나 소용없는 정보가 있을 수도 있다.
법정최고이율도 그 한 예일 것이다.
이 블로그를 몇 년째 이어오면서 30%가 넘던 법정이자율도 2018년엔 24%로 낮아졌다.
그런데 얼핏보면 엄청난 이자율의 인하로 주로 최고금리로 영업하는 대부업과 저축은행들의 수익도 상당히 타격을 입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거엔 주로 그들만의 세상처럼 일반인들로부터 멀리 있는 것 같았지만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의 잦은 티비광고나 기타 매체로의 노출로 오히려 이젠 우리들 바로 옆에 있게 되었다.
정확한 연도는 모르겠지만 대략 200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대부업체들의 광고는 무차별적으로 시작되었다.
초반엔 주로 대부업체 자체의 캐릭터를 앞세운 광고였는데 그들의 상품 광고와는 매칭이 잘 안되는 주로 귀여운(?) 컨셉으로 어필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그들의 전략이었는지 소비자들의 경계심을 허무는데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광고속에서의 대사와 노래가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이후부터 대부업체들의 광고공세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였다.
캐릭터들의 광고가 연예인 모델로 확대되고 광고 횟수도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이때 유명해진 것이 메이저리그 중계 때 주로 나온 한채영의 광고는 당시 메이저리그 매니아를 중심으로 사채영이라는 비난까지 받게 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만해도 주로 삼류 연예인들 위주의 대부업 광고에 A급 스타가 출연하게된 최초의 사례였기 때문일것이다.
물론 정확히 시기상 누가 먼저이고 나중인지 그 순서는 알 수 없지만 그 이후엔 연예인들 너도 나도 마구잡이로 사채업 광고에 동참하였다.
최수종, 최민식, 최민수 부부, 고소영, 오지호, 김정난, 이병진, 윤택, 조원석 등등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잘나가는 연예인들이 앞다투어 대부업 광고에 출연하였다.
당시 사채광고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면면들을 잠시 사진을 통해 확인해 보자.
그들 중 일부는 훗날 대부업 광고 출연에 대해서 사과한 사례도 있었고, 일부 자료는 국내 검색사이트에서는 아예 검색조차 안되게 삭제하기도 했다.
이것으로 미루어 그들 역시 그러한 행위가 떳떳하지 못 함을 인정한 반증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혹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법도 아닌 일을 한것에 대해 굳이 비난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연예인들이 입만 열면 공인(公人)이라고 스스로의 인생을 고상하게 높여대면서 돈벌이에 있어서는 이렇게 세속적일 수 있는가?
사회적인 책임을 망각해서는 안되겠지만 이에 앞서 인기를 기반으로 먹고사는 그들이기에 이러한 실수로(?) 인해 인기에 지장을 받거나 비난을 받는 일 도한 그들 개인의 책임인 것이다.
이상한 언변을 자주 선보이는 최민수의 경우엔 본인의 사채광고 출연에 대해 해명성 인터뷰를 하다가 사채를 쓰건 말건 개인의 자유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맞는 말인데 그럴거라면 굳이 본인의 사채광고 출연도 자기 자신의 자유이니 굳이 저런 식으로 구차하게 해명할 필요는 뭐가 있었겠는가?
어차피 본인은 물론 그의 부부가 같이 비난을 받는 것도 그 비난을 하는 주체도 각자 자유의사를 가진 개인들인데...
물론 연예인들도 당시엔 대부업 광고가 초장기였으니 사회적인 파장이나 부작용 등에 대해서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영화를 살려야 한다며 스쿼린 쿼터제를 주장하면서 외제차를 몰고 시위장에 나온 배우가 지탄을 받았듯이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결국 대부업을 이용하게 되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나몰라라 하는 이기심은 합법, 불법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의 문제인것이다.
아무튼 이런식으로 빗장이 풀려버린 대부업체들의 범람은 이제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그들의 광고처럼 대부업체는 급할 때 타는 택시와 같이 대부업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그 사이 일부 대부업체들은 급성장하여 저축은행까지 인수하기에 이르러 대부업과 저축은행을 병행하기도 하며 둘 사이의 자격기준에 따라 맞춤으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물론 저축은행이라고 해서 대부보다 나은 조건도 아니고 대부분 대부업의 최고이자와 같거나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제시한다.
이렇게 급성장한 대부업의 규모는 작년 말(2017) 기준 대부업 사용자는 250만명에 육박하고 대출잔액은 16조5천억원 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대부업의 특성상 한 번 대출을 받게되면 계속 사용하는 비율이 높기에 기존업체를 통해 추가 대출을 받거나 아예 또 다른 대부업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신용등급은 계속해서 낮아지기 때문이다.
IMF와 외환경제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신용카드 남발이라는 것은 이젠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를 회상해 보면 마트를 가도 신용카드 발급 창구나 가판이 있었고 지하철 역이나 주요 거리에 보행자가 많은 곳이라면 어디서든 신용카드 발급을 권했다.
직업이나 소득 유무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마구잡이로 발급을 해주던 시절이었기에 대학생들도 누구나 신용카드 몇 장씩은 소지하던 시절이었다.
그 결과 그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큰 빚더미에 올라 앉았고 비싼 학자금 대출과 더불어 사회 초년생들의 신용등급을 불량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그러면 이들은 다시 카드 빚을 갚기 위해 휴학을 하든지 또는 졸업 후에도 계속해서 빚에 허덕이며 연체를 막기 위해 또 다른 돈을 빌려야 하는데 결국 그들에게 대출이 가능한 곳은 고금리 대부업뿐이다.
대부업체에서는 그들의 변제능력따위는 상관없이 직장이나 급여 증빙을 꾸며서라도 대출을 해주는 곳도 많다.
이렇게 대출을 해주면 젊은이들의 경우 사회생활에 지장이 가므로 가족들이 갚아주든지 그들 스스로가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상환을 해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법정최고이율 인하에 대해서 불평이 많다.
은행 이자가 10%미만인데도 엄청난 고연봉으로 유명한데 자그마한 대부업 사무실 운영을 하면서도 운영비가 많이 들어 24%의 이자로는 버티기가 힘들다고 우는 소리를 해댄다.
탐욕스런 이들을 어떻게 징벌해야 할까.
물론 과다채무와 채무불이행의 첫번째의 원인은 분명히 그 빚을 빌린 채무자 본인에게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것은 약탈행위나 다름없다.
죽음의 문턱에서 고금리 대부를 빌린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고금리 대출은 다른 빚을 갚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대부업체들은 그들에게 돈을 빌리는 이들이 이미 과도한 채무를 지녔거나 현재의 채무조차 감당하지 못 함을 잘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떼일 것을 각오한 사업자로서의 과감한 투자라고 볼 수 없는 것이 그들 대부업자 스스로가 그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어떻게 돈을 받아내는지, 어떻게 하면 채무자가 공포를 느끼는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추심의 압박으로 일부 채무자들은 자살을 하거나 도망을 가거나 하지만 현재의 이자나 그들의 불법적인 추가 이자 징수 등만으로도 충분히 그러한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다.
고금리 대부업체의 채무를 진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작은 빚에서 시작된 구멍으로 큰 빚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쉽게 무심코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다가 대부업 대출을 빌리고 이것은 금세 빚을 두세배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한 마디로 카드사나 은행 등에서 시작된 부실한 대출관리가 대부업까지 이어지면서 채무자는 빚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본 블로그의 내용이 아무리 고금리 대부업과 카드사의 영업행태를 비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더라도 채무자는 무조건 불쌍하고 동정받아야 할 대상이고 모든 책임이 돈을 빌려준 이들에게 있다는 주장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다만 채무자가 점점 더 고금리 대출을 빌리고 빚을 돌려 막아가면서 얼마나 피폐해져 가는가를 유심히 들여다 보았을때 과거의 특정 시점에 어떤 금융사라도 제대로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였더라면 최소한 당시까지 형성된 빚을 못 갚아서 신용불량자가 되더라도 이후의 더 큰 채무와 불행은 멈추었을거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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